따끈따끈한 밥에, 바삭하게 잘 구운 김 한 장, 그리고 화룡점정의 간장.
빨간 비엔나소시지 볶음과 양배추 샐러드. 도시락반찬의 최고봉이었다던 계란말이.
따끈한 밥 위에 버터 한 덩어리, 녹아드는 풍미를 느끼며 간장으로 살짝 간해서 먹는 버터라이스.
투명하게 가늘게 채친 양파, 사락사락 가츠오부시를 얹어서 참기름과 간장 뿌려먹는 두부.
석쇠에서 자글자글 익어가는 전갱이구이. 남은 재료 대충 넣고 볶아먹는 소스 야키소바.
메뉴는 한 가지, 톤지루정식. 그렇지만 마스터가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만들어주는 심야식당. 영업시간은 남들 퇴근할 시간부터 날 샐 때까지, 그래서 심야식당.
좁고, 낡은 느낌의 심야식당에서 마스터가 만들어주는 요리는, 손님들이 요구하는 음식은, 누구든 한번쯤 먹어 봤고, 간단히 만들 수도 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그 냄새를, 소리를, 맛을 상상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뿐이다. 그리고 요리의 맛이 평범한 만큼, 곁들여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야쿠자 두목에 스트리퍼, 왕년 아이돌이었던 여배우, 전설의 에로배우, 엔카가수 지망생 등등. 평범하다 이야기하기 힘든 사람들이 찾는 평범한 맛의 추억들. 한 편당 25분 정도의 짧은 드라마지만, 딱 적당한 만큼 즐겁고 맛있다.
주의! 짧은 드라마지만 절대로 한 번에 다 몰아서 못 본다. 보는 내내 소리와 화면으로 위장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악랄하게도, 각 회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본회의 요리 포인트(!)를 보여주어 냉장고를 뒤지게 하는 마지막 일침도 잘 갖추고 있다. 엄청 먹고 싶어진다. 오늘밤, 냉장고를 뒤지며 소금 간한 주먹밥을 씹어 먹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지도.
<심야식당(深夜食堂 신야쇼쿠도)> 은 만화가 아베 야로의 원작 만화를 2009년 고바야시 가오루를 주연으로 만든 드라마다. 신주쿠 하나조노 근처의 골목에 마스터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밥집이 무대다. 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하며, 포렴에는 ‘밥집’이라고만 쓰여 있지만, 단골손님 사이에선 ‘심야식당’이라 불린다. 메뉴는 톤지루(돼지고기된장국)정식, 맥주, 일본주, 소주 밖에 없지만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가능한 한 만들어준다. 이 가게를 무대로 마스터와 손님들 사이의 이야기가 음식과 함께 펼쳐진다. 평범한 식당을 배경으로 그곳을 찾는 손님들의 소소한 일상이 감동적이다. 총 10부작. 우리에게 낯익은 얼굴 오다기리 조도 등장한다. 네티즌 평점은 모두 별 다섯 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면 대충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막장에 휩싸인 한국드라마에 적응하다가 <심야식당>을 보니, 머릿속에서 미리 드라마를 예상하고 있다가… 막장식 예감은 모두 빗나가고… 눈물과 감동의 물결이 몰려온다. 영혼의 휴식처 <심야식당>이 계속되길… 바란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소통하길 원한다면 같이 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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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7-02-07 11:1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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