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습격 사건
앨런 P. 젤리코프, 마이클 벨로모 지음 | 송광자 옮김 | 알마 펴냄
저자들은 이 시대를 ‘대유행병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유행병, 즉 전염병은 바이러스와 동물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뜻밖의 일들은 계속 일어난다. 그 가운데 인간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존재는 바이러스다. 인간은 아직까지 바이러스를 제압할 방법을 찾지 못 했다.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2주면 다 낫는다는 우스갯말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균들의 위력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가장 효과적이라는 방어막도 결국에는 소용이 없다. 그러면서 점점 진화해간다. 그럴수록 치사율이 높아진다. 인플루엔자가 세계적으로 일시에 유행을 한다면 5천만~1억의 환자가 발생해 20만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우리는 변종 플루로 인해 2천만 이상이 사망한 사건을 지난 세기에 겪었다. 그러나 전염병은 누가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은 더욱 커진다. 저자들은 그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정보들을 정리했다.
이 책은 이미 제압했다고 생각했으나 다시 등장한 질병들, 새로이 나타난 질병들을 모두 다루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광우병, 천연두, 콜레라 같은 질병에서부터 신놈브레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레지오넬라병과 같은 비교적 낯선 질병까지 있다.
각 병원균의 생성, 확산 경로, 감염 증상, 병에 대한 대처법 등을 추적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달걀이나 대장균을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모두 실제 있었던 일들을 통해 스토리를 자세히 풀어나가기 때문에 현장감도 생생하다. 테러나 생물학전을 예상한 전염병 확산 가상 시나리오 역시 흥미진진하다.
질병이 통제 불능의 단계에 이르러 전염병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읽어보면 비로소 전염병의 정체와 기제를 이해 하게 된다. 인간에게 옮지 않는다는 구제역만으로도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에 싸인다. 그러나 이 글을 보면 전염병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는 동시에 막연한 불안으로부터도 벗어나게 된다. 왜, 어떻게, 사태가 전개되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수세기 동안 열등한 동물에게만 나타나던 미생물이 지난 10~15년간 인간이 거주하는 도시와 농장, 집, 그리고 인체에까지 침투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이런 내용은 썩 전문적이어서 학자들이나 관료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일반인들은 처음 보는 내용이어서 더욱 흥미로울 수 있다. 쉽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발 빠른 대응으로 조기에 확산의 여지를 막는 일, 인간·동물·곤충의 전문가들이 힘을 모으는 ‘통합 의료’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전문가들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생기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통합된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말은 우리가 여전히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이다.
-
글쓴날 : [2017-02-10 11:26:22.0]
Copyrights ⓒ 디콘 & dco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