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사계절 자연 빙고
오창길, 설희순, 변희숙 지음 소노수정 그림 | 뜨인돌어린이 펴냄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 또는 애정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한 책으로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빙고’라는 놀이 방식과 자연 체험학습을 접목한 워크북이다.
책은 현직 교사 세 사람이 함께 썼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인천 지역 초등학교 교사 세 분이다. 그중 대표 집필자인 오창길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환경 교육과 정책으로 지금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 선생님들 모두 짧게는 10년 넘게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자연 체험학습을 진행했던 분들이다. 그러니 어떤 내용의 교재가 필요한지, 어떤 대목에서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는지, 또 어떻게 했을 때 자연 체험 학습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전문가들이다.
사실 ‘자연 빙고’ 놀이 방식은 숲 해설사라든지, 아니면 학교 환경 동아리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체험교육 방식이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소재의 책자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교사 개인이 빙고판을 준비한다든지, 항목을 만든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워크시트 통해 여러 미션 풀면서 입체적인 교육을
중요한 건 단순하게 빙고 안에 이런저런 생물의 이름을 나열해놓고 이걸 찾아서 표시하라는 식의 ‘놀이’는 아무리 좋은 구성이라도 아이들이 지루할 수 있고, 자연 체험을 통한 입체적인 학습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책에 약간의 ‘워크시트’형 성격을 도입했다. 즉 ‘들꽃 빙고’ 하면 숲이나 공원에 나가 눈에 보이는 들꽃을 찾아 그 꽃의 이름을 표시한 뒤 여러 미션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찾은 들꽃 그리기, 그 꽃의 특징에 대해 말로 설명하기, 또는 그 꽃과 관련된 퀴즈 풀기 등의 미션을 해결하게 한 것이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지금의 학교 교과 과정도 그렇듯 어떤 활동을 하든 그 활동을 통해 단순한 지식 습득만이 아니라 말하기, 표현하기, 그리기 같은 입체적인 학습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 체험을 위해 일부러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즉 가까운 학교 숲이나 아파트 공원 등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면서도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공간, 가령 생태공원, 학습관, 박물관 등에서 할 수 있는 빙고를 별도 챕터로 수록했다는 점도 책의 특징 중 하나다.
현장 체험학습의 연계성까지 고려해 만들다
예를 들면 ‘길동생태공원’에 가서 그 생태공원 안에 있는 특이한 생물 종과 특이한 교육 시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빙고로 구성한 것이다. 이 구성은 공동 작가들이 임의로 만든 것은 아니다. 그곳의 코디네이터나 해설사들이 직접 그 공원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판을 만들어주고, 항목을 구성해주고, 사진을 제공해서 만들었다. 이렇듯 작가들은 책을 집필할 때 처음에는 이 구성이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효과적인지, 그리고 그림에 문제는 없는지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인천에 있는 ‘인천대공원’에서 현직 숲 해설사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워크숍까지 개최했다. 가편집한 내용을 보여주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는데,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워크시트’형 빙고는 그 워크숍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이 자체로도 좋지만 이런 요소를 보태면 훨씬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느꼈던 게 한 가지 있다. 예전에 CF에서 ‘사랑을 글로 배웠다’ 는 카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실제로, 절대로 글로만 배워서는 안 되는 것이 제법 있다.
그중 하나가 자연 생태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서, 글을 통해서, 아무리 많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자연에서 함께 어울리는 ‘책 놀이’
이 책의 취지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즐겁게 놀고 관찰하면서 자연 사랑 같은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 그래서 자연 생태가 환경에 왜 중요한지를 열 마디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자기가 어렸을 때 체험했던 강렬한 기억, 그때의 감동이나 즐거움이 남아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런 교육을 받은 세대는 지금 세대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인, 생태 친화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 또 사회 자체가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수백 개의 생물 중에 아는 것이 두세 개밖에 없더라도 얼마든지 즐겁게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으니 책을 통해 부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서 즐거운 놀이 공부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고, 친환경주의적인 미래가 조금이라도 앞당겨지는 데에 이 책이 도움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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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7-02-27 14:1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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