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랑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
스티븐 포스트, 질 니마크 지음 | 강미경 옮김 | 다우출판
서점가에선 노인들의 지혜를 담은 책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들의 진심 어린 조언은 대개 ‘사랑’으로 귀결된다. 이 책의 배경에도 그런 현명한 노인이 있었다. 미국의 거물 투자가이자 종교계의 노벨상인 ‘템플턴상’을 만든 존 템플턴 경. 여든 후반의 나이에 사랑의 이로움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그는 스티븐 포스트 박사에게 오직 사랑 만을 연구하는 기관을 세워달라고 청한다.
포스트 박사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가족들을 연구하며 사랑의 끈질긴 생존력을 발견한 의학자였다. 그가 ‘심하게 깜빡깜빡하는’ 사람들에게 끌린 건 알츠하이머병으로 돌아가신 친할머니 때문이었다. 치매가 드리운 몽롱한 의식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을 주고받으신 친할머니를 통해 사랑이 인간 존재의 핵심이자 유일한 언어임을 터득한 탓이었다.
경쟁이 전부가 되다시피 한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고 신뢰할 만한 생존 방식이 ‘사랑’이라니, 템플턴 경과 포스트 박사에 대한 믿음도 한몫했다. 뒤처질까 두려워 조바심치며 남보다 먼저 나를 챙기고, 스스로의 행복과 힐링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는 이 시대에 책 속의 과학자들은 정반대의 방법을 권한다. 극한의 상황에 처해본 사람들의 증언은 분명 귀 기울여볼 가치가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잊을수록, 스스로 봉사할 이유를 찾거나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때 스스로를 더 잘 실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아실현은 자아초월의 부수적 결과로서만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그의 말이 옳았음을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 일화로 입증해준다. 이 책의 묘미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진솔한 고백에도 들어있다. 캐롤린 슈워츠라는 과학자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을 연구한 후 “진심을 다해 타인을 배려할 때 비로소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고백했다. 신경학자 조 폴리 박사는 치매 노인 환자들을 대할 때 늘 똑바로 쳐다보고 그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라고 후배 의사들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그들의 대답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줄 때 비로소 치료가 시작됨을 몸소 보여주었다.
심리학자 폴 윙크는 자신에게 내재한 선을 일찍 발견한 사람일수록 말년의 인생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는 삶의 경이로움에 탄복했다. 이 책은 자신을 현명하게 사랑하는 방법도 놓치지 않았다.
삶의 다양한 문제를 사랑으로 풀 수 있는 일상의 방법들을 소개해 놓았다.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유명한 어린이교육프로그램 진행자 미스터 로저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눈여겨보게 하라”고 조언했다. 다른 이를 돕는 것이 곧 스스로를 돕는 길임을, 아름다운 사랑의 역설을 가르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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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7-03-06 11:5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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