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고재학씨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1989년부터 한국일보 기자로 일해왔다. 현재 논설위원으로 근무 중이다. 자연과 한 몸으로 살았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 살구나무와 감나무, 벚나무 등이 함께 하는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전업주부인 아내, 각각 동화책 삽화가와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고등학생 두 자녀가 한 가족이다. 아이들을 한국식 모범생 으로 키우고 싶지 않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재능을 꽃 피우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내 아이를 지키려면 TV를 꺼라> <휴대폰에 빠진 내 아이 구하기>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등의 자녀교육서를 썼다.
9년 전 여름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LG상남언론재단이 국내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연수 지원대상자에 선발된 덕분이었다. 전업주부 아내와 연년생인 초등학교 3학년 딸 연정(9),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원석(8) 등 가족을 동반했음은 물론이다. 1년 동안은 전 가족이, 나머지 1~2년은 기러기 아빠를 각오한 일정이었다.
해외연수는 내 자신의 재충전을 위해서도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의 영어교육 차원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회였다. 아내와 아이들은 뉴욕에서 1년간 생활한 뒤 처가 친척들이 사는 하와이에서 1년간 더 지내다가 2003년 여름 귀국했다. 만 2년 동안 미국에서 영어교육을 받은 셈이다. 국내에서 사교육, 특히 영어교육에 쏟아 붓는 엄청난 비용을 감안할 때 미국 연수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더 없이 좋은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동반하는 조기유학이나 연수 장소를 고를 때엔 각자의 취미와 유학ㆍ연수목적에 가장 잘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행을 좋아한다면 교통이 편리하고 관광지가 인접한 곳이 좋겠고, 해양 스포츠를 좋아하면 강이나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이 적당할 것이다. 경제적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지역에 따라 물가가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생활비 비중이 가장 큰 집 렌트비의 경우 많게는 월 2,000달러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아이들은 세계 최대의 도시 뉴욕에서 1년, 하와이주 빅 아일랜드의 소읍 힐로(Hilo)에서 1년을 보냈다. 대도시와 시골 생활은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시골지역은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가족과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힐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도마뱀 꼬리가 코를 간질거리고 새들의 합창소리가 귓전을 파고든다. 연정이와 원석이가 다닌 초등학교는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 나무 등이 우거진 원시림 한 가운데 위치해 마치 열대식물원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