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그에 대한 여러 평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대의 이단아’ 혹은 ‘자유인’ 등 당시와는 동떨어진 그의 파격적인 삶을 그리 표현하고는 한다.
나는, 그 생각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가고자 한다.
허균, 그를 ‘21세기 인간형’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허균의 괴이한 행동 중에서 그의 나이 서른셋에 발생했던 일을 글로 옮겼다.
천하의 난봉꾼으로 이름을 드날리던 그가 순간적으로 자신의 엽기를 멈추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조선조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던 부안의 기생 ‘매창’을 만난 일이다. 아랫도리로 여자를 상대하던 허균이 매창에 이르러 가슴으로 다가선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무슨 연유로 허균은 퇴기에 가까운 여인 앞에서 자신의 본성을 접어야 했을까?
기생의 딸로 태어나 속박의 굴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던 매창을 통해서, 자신의 누이 허난설헌, 형님 허봉 그리고 스승이었던 손곡 이달의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율도국을 그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