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인서적 부도사태, 과당경쟁이 원인? 개도 웃는다


  • 성추행 사주에 저항하다가 시민의신문에서 강제해고된 후 3년간 복직투쟁을 벌이다 출판사를 시작한 첫 해, 육아서를 한 권 냈다.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송인과도 거래를 텄다. 신생 출판사의 입장에서 거래를 트 주는 것만 해도 고마워해야 할 입장이었다. 송인은, 첫 책 치고 꽤 많은 양의 책을 전국 서점에 깔아줬다. 온라인 서점에서 특히 책이 잘 나갔다. 베스트셀러가 됐다. 매일 매일 온라인서점의 판매량과 지역, 독자층을 분석했다. 매달 정해진 날이면 온라인서점의 대금지불이 현금으로 이뤄졌다. 기뻤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온라인 서점 주문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 봤다. 지마켓에서 한 오픈사업자가 우리의 책을 거의 정가의 반값 수준으로 덤핑 판매를 하고 있었다. 지마켓에서 반값이면 살 수 있는 책을 서점과 온라인서점에서 제 값 주고 누가 사겠는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오픈사업자의 주소지가 송인서적의 상봉동 회사 주소와 동일했다.(송인서적에서 지마켓에 오픈사업자를 내고 오픈마켓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1주일을 분개와 고민 끝에 송인서적의 K** 부장에게 전화했다. 전국의 서점과 출판사를 관리하는 송인맨 K** 부장을 모른다면 그는 출판계 사람이 아닐 것이다.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마켓의 덤핑 판매는 이후에도 계속 됐다. 메일을 보냈다. 중단해 달라고. 송인서적 게시판에 들어가서 공개 글을 남겼다. 내가 확인한 것만 두 차례 지마켓에서 덤핑판매를 했다. 그 각각의 기간이 얼마나 지속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당한 기간이었고, 우리 책의 서점과 온라인서점에서의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난 결심했다. 이 행태를 중단시켜야겠다고. 설령 송인과 거래를 끊더라도 이런 갑질 행태를 놓아둬서는 안 되겠다고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의 사건이다. 거대출판사에게 현금을 땡겨서 지불해 주고, 작은 출판사에게는 문방구 어음, 7개월짜리 전자어음을 끊어주고, 급전이 필요한 작은 출판사 대표와 영업자들에게 바로 그 자리에서 '어음 할인깡 하겠냐"고 묻고는 바로 금고에서 돈을 꺼내 어음할인깡을 해 주던 송인서적의 고차원적인 영업방식은 지금도 눈에 선연하게 기억난다. 출판사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거래하는 대부분의 작은 출판사를 상대로 송인은 일상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미수금을 깔아놓고 갑질 행태를 해 온 것이다.

    이런 반민주적 영업 방식이 통용된 근간에는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위탁판매'라는 반민주적 출판 유통 방식이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송인뿐만이 아니다. 또다른 대형 도매상도 그렇고, 내노라하는 대형서점도 그렇다.

    송인서적의 몰락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출판계의 적폐를 개혁하지 않고는 출판계의 부도(不道)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 돈은 주지도 않으면서 밤낮이고 전화질 해서 책 보내달라고 호통치던 송인서적 K** 부장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너무 시달리다가 아예 그 사람 핸드폰 번호 스팸 처리하고, 삭제해 버렸습니다. 몇 년째 미수금 지불해 주지 않고 있다가 연초부터 고의 부도 내 놓고 온 출판계와 작은 출판사들을 괴롭게 만들어놓고 '북센과의 과당경쟁과 인터넷서점이 부도 원인'이라고요? 지나가는 개가 웃습니다.

    그리고 동네 서점 여러분께도 한 말씀 드립니다. ! 동네 출판사도 좀 살려 주세요. 여러분이 송인에 줘야 할 210억원, 그 중에는 우리 책도 있습니다. 여러분, 왜 꿀먹은 벙어리 모양, 가만히들 계십니까? 저 인쇄소에 대금 지불 못하고 있습니다.


    글/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

  • 글쓴날 : [17-01-12 14:28]
    • 박용수 기자[pen@myde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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