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씻지를 못하는지 푸석하고 아무렇게나 자란 거친 머릿결.
두 눈을 가릴 만큼 길게 삐죽거리는 앞머리.
얼굴 여기저기 얼룩덜룩 보기 싫게 끼어 있는 때.
마치 재를 뒤집어쓰기라도 한 듯 그녀의 얼굴은 더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레이건은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정신을 빨아들일 만큼이나 깊고 청아한 그 눈의 깊이를.
“그저 혹시라도 주인님께서 저를 어여쁘게 여겨주실 수 있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구나.”
진흙 속의 숨겨진 진주 《젬마》
신분의 벽을 무너뜨린 격정적인 로맨스!
레이건은 노예 수집가로서 동료들과 투박한 삶을 살던 중에 최초로 아버지의 초대를 받게 된다.
전설적인 노예 상인이자 부호가 된 아버지는 ‘노예 젬마 다코스타를 데려오라.’는 조건을 건다.
아버지의 성으로 가는 열쇠나 다름없는 젬마는 레이건에게 그저 노예일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둘의 사이는 애틋해진다.
그들에게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 은밀하고도 아슬아슬한 줄을 넘나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