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읽는 놈 당할 재간 없다 <생존독서력>
  • 방누수의 나를 찾는 독서

  • 책 읽는 놈 당할 재간 없다

    생존독서력
    (밀리언하우스 펴냄 | 방누수 지음)

     
    30세. 예전 같으면 인생 절반을 건널 때지만, 나이 80 이상을 바라보는 세상에서는 앞으로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나이다. 4050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가정을 꾸려나 가고, 다시 직장 경험을 밑천으로 제 3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인생, 그러다보니 머리가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100미터 경주에 익숙한 세상에서 200미터 달리기를 해야 하는 처지라고 할까. 골인 점을 앞에 두고 달리기만 했던 세대와는 달리 현재는 물론이고 몇 십 년 후의 모습 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장거리선수의 입장이다.

    게다가 고생해서 직장에 들어간 순간부터 퇴직을 고민 해야 하는 상황. 직장만 들어가면 50까지는 별 걱정 없이 살았던 세대들과는 달리 살아남기 위해, 아니 살아남는 방법조차 애매한 상황에서 발버둥쳐야 한다. 십 년 넘게 공부를 했건만 어디서도 배우지 못한, 누구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 낯선 상황에서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30대 직장인을 머리 아프게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직장에서의 위치와 역할이다. 직장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기에 초년병처럼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안 되며, 그렇다고 스스로가 결정해서 일을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 위로는 상관, 아래에서는 후배 직원이 자신을 바라보라고 외치는 가운데에서 뭔지 모르게 복잡하고할 일도 많다. 책 한 권 읽을 시간도, 가정을 제대로 돌볼 시간도, 연애할 시간마저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직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질문들 
     
    그러나 잠시 일을 놓고 창 밖을 내다볼 때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내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하는 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을 채우고, ‘그래서?’ 답을 묻지만 누구도 적절하게 대답해 줄 사람이 없다. 상관은 일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아랫놈은 자기 살길 찾느라 바쁘니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궁금증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누구도 가보지 않았기에 대답해 줄 사람도 없고, 알아도 제 살길 찾느라 대답도 해 주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내 경험으 로는 이럴 때 찾아갈 곳은 단 하나. 책밖에 없다. 남들이 말하는, 책은 진리요, 정신의 생명수이니 어쩌고 하는 잡설은 놔두고, 해답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시간에 조용히 커피라도 마시면서 글만 읽으면 되니 얼마나 편안한 일인가. 게다가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온 길이 있고, 앞으로 살아갈 모습이 담겨 있다.

    나는 책 읽기가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책을 읽어야만 남보다 낫게 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도리어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었기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성공하고 싶기에 책을 봤다. 성공하 려면 뭐든지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성공하려면 책을 보라는 말은 완전히 장삿속 같다. 책을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도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다. 
     
    이 책은 직장인들이 필자에게 보내온 메일 중에서 빈도수가 많고, 직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질문들을 골라 필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기존 책과 다른 점은 필자의 개인 경험보다 책에서 답을 찾아 정리했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답변이 ‘직장인 이여. 살아남으려면 OOO 하라’와 같은 책보다 독자 스스로 사고하도록 도와주리라 믿었다. 게다가 필자가 본 책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찾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고. 
     
    변화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직장인들의 질문은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다. 아침 9시부터 저녁 퇴근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하는 직장 동료. 좋은 사이라도 매일 보면 싫증날 텐데 상대방 때문에 힘들다면 직장은 지옥과 진배없다. 게다가 부하 직원도 아닌 상관과의 관계라면 심리적인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필자는 이 부분을 몇 장으로 나눴지만,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그만둘 직장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고, 인간과 인간간의 문제는 상대방의 행동과 모순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나와 다르 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직장 생활 자체에 대한 문제다. 많은 직장인들이 현실이 불안정하다보니 자주 눈을 돌려 다음의 대비처를 찾는다.

    대비하는 것이야 나쁠 게 없지만 문제는 현 직장에 정을 주지 못하고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만을 고민한다는 점이다. 마음이 심란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위안하지만 두렵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얻을 수 있는 것을 내던지는 것은 너무 아깝다. 그 시간, 인생도 바로 자신의 것 아닌가.

    세 번째는 어떻게 변하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지금보다 나아지기 위해 뭔가 해야 하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다. 필자는 변화에 대해 질문하면 꼭 물어보는 게 있는데, “왜 변화하려고 하시나요?”다. 현재의 모습이 불만스럽다고 말하 지만, 문제는 변화가 자신의 인생에,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변화는 무척 어렵다. 현재 모습을 일정 기간 동안, 그것이 길수도 있는데, 짊어매고 가보지도 않은 거친 산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것도 비탈진 길을. 가다보면 쓰러지기도 하고, 뒤로 미끄러져 제자리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쨘~’ 하고 달라지는 건 동화에나 나오는 내용이다. 이토록 힘든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변화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것이 왜 필요한지, 게다가 목적지조차 불투명하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필자는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리고 질문자의 표정 속에서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투적인 말들, 즉 정신의 양식이고, 지식을 얻고, 성공하려면 책을 어쩌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의 내 모습과 삶의 방식을 배운 것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 속에서 살고 싶은 삶을 찾았고, 그 삶이 주는 기쁨과 충만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지식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여운으로 말이다.

    《생존독서력》에 나온 내용들은 대부분 이런 느낌을 받은 이야기들이다. 남에게 내가 아는 것을 자랑하고픈 것이 아니라, 문장 한 구절이 가슴을 울리고 “맞아. 바로 이거 야”라고 외쳤던 부분들을 정리했다. 원고 분량이 많아 줄이고 압축하다보니 필자가 느낀 감동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 지는 못했지만, 독자들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곳에 소개된 책들을 읽다보면 필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직장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기업이 필요해서 당신을 뽑는 것뿐이다. 그곳이 나를 위한 곳이 되려면 자신의 가치와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를 잊지 말기 바란다.

     
    방누수

    한양대 국문과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SK케미칼’ ‘SK네트웍스’ 등에서 20년 가량 직장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영상창업대학원’과 ‘공주영상대학 이벤트연출과’ 등에서 강의하는 한편 프레시안과 네이버 카페(cafe.naver.com/louisplan) 등에서 독서 경영에 관한 전문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블로그명 : 일열의 나를 찾는 독서 & 독서경영 / 블로그 주소: louisplan.pe.kr / 이메일 louisplan@naver.com
  • 글쓴날 : [13-07-25 19:38]
    • 김기철 기자[dcon@myde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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