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다닐 때, 한 친구를 보았다.
1등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안경을 끼고 키가 작았던 친구는
만화책을 보듯 교과서를 보았고,
선생님의 말씀을 오락프로그램을 보듯 깔깔 웃어대며 듣곤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이들의 머리속에 그 친구는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성적은 그저그런 애'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 친구가 잊혀질 무렵
TV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게 되었다.
'수능 전과목 만점자'란 낯선 타이틀 속 한 명으로 등장한 친구는
정석대로 공부한 끝에 원하던 대학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을 전적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두 번 다시 그런 사람을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노력의 끝의 성공을 맛보려고 하는 한 사람이 여기 또 있다.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소설로 풀어내기 위해 컴퓨터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눈에 보이듯 사실적인 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몇 십권의 책을 읽는
노력하는 작가 '원종'.
장르를 가리지 않는
색다른 로맨스 소설을 위해 늘 도전하는 그녀에 대해 알아보자.
- 이번 소설은 제목이 특이한데요, 어떻게 이런 제목을 생각하신건가요?
아현동 웨딩드레스 가게들 앞을 지나다가 어여쁜 두 여자(디자이너)가 웨딩드레스를 매만지는 것을 보고 정했습니다.
- 여러 작가님들께서 한 편의 소설을 완결하고 나면 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작가님께서 이번 <두 여자의 웨딩드레스를> 완결 짓고 나서 든 생각은 뭔가요?
저도 역시 후련하고 아쉽죠. 좀더 자료조사와 인터뷰를 많이 해서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마구마구 밀려옵니다.
그렇다고 다시 쓰라면 못 쓰겠고요...
- 대화명이 특이한 것 같습니다. 원종이라고 지은 이유와 앞으로 쓰시고 싶은 소설이 궁금합니다.
대구에 사시는 지인께서 선물한 필명입니다. ‘으뜸가는 종소리를 들려 달라’ 는 뜻인데 약간은 중성적인 필명이라 남자작가라고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필명에 맞게 로맨스 활극에 도전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소설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
민초들의 사연을 보여 주는 애절한 로맨스입니다. 그동안 제 사극소설들이 궁중사극 위주라 구름 속의 얘기들이 많았는데
땅 위로 내려와 땀내 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 항상 어렵고, 참신한 스토리를 잘 풀어나가시는데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고, 어떻게 시놉을 짜시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참신하다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사극의 경우에는 책이나 실록에서 소재를 많이 찾았습니다. <왕의 밀회>는 숙종이 그토록
사랑했다는 장희빈을 왜 버렸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지요. 그래서 숙종의 첫사랑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피의 혼인>이나 <다섯번째 왕후>는 동화에서 영감을 얻어 역사물로 만들어낸 것이고요.
시놉을 짜는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회별 줄거리를 짜고 시작한 책도 있고 처음과 끝만 생각하고 대강의
줄거리만 가지고 쓴 책도 있지요. 또 시놉을 완성한 후에 순서를 완전히 뒤바꾸는 경우도 있고요. <왕후사냥>의 경우엔 30회 정도
가다가 다시 순서를 바꾸었더니 긴장감이 더 살아났지요.
- 다음 작품은 어떤 소설을 쓰고 싶으신지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조선 중기를 무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시작하는 남녀의 얘기를 잡고 있습니다. 강인한 남주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는
여주의 이야기지요. 개봉박두인가요?
- 작가님께서는 사극도 연재하시고 현대극도 연재하시던데 연재하시는데 있어서 어떤 장르가 제일 편하신가요?
첫 소설이 사극인지라 사극이 좀더 편합니다. 몸매를 감추는 데는 우리 한복치마만한 것이 없듯이 자료와 역사에 몸을 숨겨도
되고요. 현대극은 직업이나 사회상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자료조사나 인터뷰로는 많이 부족하지요. <두 여자의 웨딩드레스>의
경우 디자이너의 일상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잠깐 보거나 인터뷰 등으로 나타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잡지와 인터넷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디자이너께서 보셨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 작가님의 사극 소설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사극 소설을 연재하실 때 따로 공부를 하신건가요? 아니면 원래 지식이
풍부하신가요?
작가님^^ 잘 아시면서... 모두가 인터넷의 덕분이지요. 늦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라 자료조사를 남보다 조금 더하는 정도지요.
자료를 찾아놓고도 안보기 쉬워서 현재 쓰고 있는 작품의 자료들은 컴퓨터 책상 주변 바구니에 모아둡니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도록 해두죠.
- 소설을 연재하는데 있어서 슬럼프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는 슬럼프에 빠지셨을 때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되어 아직 큰 슬럼프는 없었지요. 작은 슬럼프를 몇 번 겪었는데 휴식과 수다로 풀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행도 괜찮았고요. 사극을 쓰다가 슬럼프가 온다 싶으면 현대극 시놉시스를 썼습니다.
- <두 여자의 웨딩드레스> 이전에도 사극과 현대극 및 여러 소설을 연재하셨습니다. 이제까지 출간하셨던 소설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소설이 있다면 어떤 소설인가요?
<피의 혼인>입니다. 백설공주에서 영감을 얻어 쓴 소설인데 조선시대에 한 여자와 일곱 사내의 이야기가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그래도 초짜의 칼을 빼들어 닥치는 대로 과감히 뻔뻔하게 휘두르며 썼지요.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풀어나갔는데 당연 댓글의
반응은... 스토리가 산만하고 여주인공이 갈팡질팡하고 남주가 애매하다며 질타를 하셨습니다. 첫 소설인데 난타를 당하고 나니
그 후론 심장이 튼튼해졌지요.
- 다양한 스타일의 소설을 연재하셨는데 이를 통해 독자분들이 느꼈으면 하는 것은 뭔가요?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아름다운 꿈을 꾸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은 나약하고 유한한 존재이니 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