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정확하게 산정해 본 적이 없다. 도서관은 정말 소비만 하는 기관일 수밖에 없는가? 미국 등에서도 도서관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관련 보고서 등도 만든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연구가 몇 건 발표된 바 있다.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어떻게 하면 도서관이 경제적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도서관들이 진지하면서도 실천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다가 한 신문 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번잡해졌다. 신문은 도서관 식으로 영어 교육 사업을 하는 사람 이야기를 소개했다. 영어책으로 도서관을 만들고 회원으로 가입한 학생이 일 주일에 두 번 정도 ‘도서관’에 들러 영어 원서를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과정을 거치면 2시간 정도 독서를 하도록 해서 영어와 독서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개념을 사업에 도입한 것이다. 아주 오래 전 회원제 공공도서관과 아주 흡사하다.
도서관 역사를 보면 일부 개인들이 사적으로 책을 공유하다가 점차 사회가 그것을 공공 서비스로 받아들여서 세금을 내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도서관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학습 활동을 하도록 한 것이 공공도서관의 발전 과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공공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은 탓에 사립 공공도서관(대부분 ‘작은도서관’)이 활동하더니, 이제는 아예 그런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 한참은 발전해 온 것 같은데, 우리가 도서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래 전에 있었던 ‘회원제 도서관’ 방식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 우리 도서 관들이 서 있는 자리는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다.
내가 그 신문 기사에서 주목한 것은 회비와 수익이다. 1인당 월 12만원에서 15만원 회비를 내는 회원은 170여 명이 고, 월 평균 순수익은 600만~700만 원이라고 한다. 도서관이라는 형식으로 그만큼 수익을 얻는다는 것에 솔직히 좀놀랐다. 그러나 한편으로 적어도 도서관 방식이 상업 공간에서도 수익을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도서관 서비스 방식이 상업 공간에서도 서서히 주목받고 또 실제 그런 방식의 상업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이 상황에 주목하고, 또 그런 활동 결과도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공공 서비스로서의 도서관 활동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산정해 증명함으로써 도서관의 사회적 위치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