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아마존의 ‘킨들’이 인기를 끌면서 높아진 e북 리더에 대한 관심이 소니의 포켓 에디션 출시에 이어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 고, 최근 아이리버도 깔끔한 디자인을 내세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리고 휴대폰이나 PMP로 이용하는 정도였던 국내 전자책 시장에 삼성전자와 교보문고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으며, 국내 전자책 시장이 내년도에는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제품을 개선한 네오럭스의 누트2를 비롯해 삼성전자 파피루스(SNE-50K), 아이리버 스토리, LG디스플레 이가 발표한 태양 전지 내장 제품인 솔라-e 북 등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도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콘텐츠 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김영사와 뜨인돌, 해냄출판사 등 50여 개의 출판사가 모여 한국출판콘텐츠를 발족했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의 온라인 서점과 한길사, 민음사 등의 출판사, 언론사 중앙일보가 함께 공동출자법인 한국이퍼브를 설립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구촌 최대 도서견본 시장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지난 18일 폐막됐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특징은 종이책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가 왕좌를 물려받고 있음이 증명된 것. 이번 도서전의 출판전시물 중 40%를 디지털 콘텐츠가 차지했다.
한편 한국·미국·일본·벨기에 등이 전자잉크(e-ink)가 구현된 전자책 단말기를 대거 출시 했는데, 그중 한국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5개 업체가 단말기의 전시·계약에 나서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IT 솔루션, 전자, 유통사, 출판사 등 120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전자출판협회(KEPA)는 한국이 주빈국이었던 2005년에 이어 또다시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찾았다. 협회는 관련 업체들과 함께 모니터로도 쉽게 글을 읽을 수 있도록 e-잉크 기술을 적용한 e북 단말기와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된 스마트폰용 콘텐츠 등도 선보였다.
하드웨어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은 전자책을 구동하는 IT 솔루션과 단말기 기술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e북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 기기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어 세계 시장 진출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국내 전자책 업체 들이 미처 활성화하지 못한 내수 시장을 다지는 데 집중했으나 최근 대기업과 대형 온ㆍ오프
라인 서점들이 전자책 시장에 하나 둘 뛰어들고 e북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면서 이제 수출 가능성까지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구글, 한국판 도서검색 서비스 실시
방대한 도서정보를 보유한 구글의 도서검색 서비스(http:// books.google.co.kr)가 한국에서도 시작했다. 전자책 분야에서 올해 논쟁의 중심은 단연 구글이 차지하고 있는데, 구글은 책의 모든 내용을 스캔 서비스 하는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여 10년 내에 3,200만 종의 책을 디지털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 도서검색 서비스는 현재 전세계 700만 권 이상의 도서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으며, 2만5천여 개의 파트너 회사와 하버드를 비롯한 대학도서관 40여 곳과 제휴를 맺고 도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도서검색 서비스는 교보문고와 100만 권 이상의 도서정보 사용 제휴를 체결하고 책 제목과 저자, 출판사 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으며 본문 검색도 가능하다. 출판사 창비, 대학출 판사인 이화여대출판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들이 출판한 도서에 대해서는 본문 검색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구글의 전자도서관 사업에 대하여 각국의 반응도 매우 뜨겁게 나타나고 있는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앞두고 “구글이 추진하는 전자도서관 사업에 반대하며, 독일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도서전 조직위 측도 구글 전자책 서비스에 대하여 유럽과 미국의 입장을 밝히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당분간 종이책과 디지털의 공존을 꿈꾸는 다양한 방법들이 단말기와 인터넷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시도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 인터넷상에서 책을 마음껏 이용하는 것과 전자책의 등장과 발전도 시대적인 요청 사항 이라면,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인 대처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