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용어·지식·전략, 맛있게 씹어 먹기
증권개념어사전
(황숙혜 지음 | 원앤원북스 펴냄)
워런 버핏이 가치투자로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부자가 됐다는데 가치투자란 대체 뭘까? 애널리스트가 내놓는 보고서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소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융상품은 정말 안전할까? 주식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알아야 할 용어가 적지 않고 매 순간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자칭 이론으로 무장한 투자자라 해도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 감성이 이성을 압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증권개념어사전》은 난해한 증권·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동시에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가이드북이다. 초보 투자자에게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주식시장에서 대처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뿐 아니라, 투자 경력은 길지만 제대로 지식을 쌓지 못한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용어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어 증권·금융에 대한 궁금증과 거리감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 딱딱한 사전은 가라_ 책 제목이 《증권개념어사전》이지만 딱딱한 사전을 떠올린다면 오산. 사실 서점에 가 보면 증권이나 금융 용어를 수록한 사전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보면 말 그대로 사전적인 설명을 나열해 실제 투자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감감하기만 하다. 이 책은 쉽고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사 전’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투자에 꼭 필요한 100여 가지의 용어와 개념을 정리한 저자는 생생한 해설을 통해 독자들이 용어 하나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해설집이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누구나 책상 한편에 꽂아두고 틈날 때마다 펴볼만 한 책이다.
증시 주변에는 ‘저PER주’나 ‘내재가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중 PER의 정확한 개념이 뭔지, 투자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표인지 실제 파악하고 있는 투자자는 드물다. 기업의 이익이 중요한 투자 잣대라는 것은 초보 투자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왜 중요한 지표인지, 이익의 어떤 측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지 정작 알맹이는 놓치는 것이 많은 투자자들의 현주소다.
평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개념이나 실전에 접목 하지 못했던 이론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 다. 난해한 용어들을 구체적인 종목이나 투자 대가들의 이야 기, 국내뿐 아니라 미국의 주식시장 역사를 통해 풀어냈기 때문에 힘들게 공부해야 하는 책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책장을 넘길수록 단순한 용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식견이 넓어지고 지식이 깊어지는 책이다.
투자, 그 험난한 과정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해법
◆ 투자 마인드와 재테크 전략을 세운다_ 이 책이 투자자에게 유익한 이유는 단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 마인드를 바로잡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본적인 개념을 투자에 접목하는 방법을 설명할 뿐 아니라 투자자 들이 접하는 거시경제 변수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기업 이벤트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 것인지에 대해 가이드하고 있다.
이 책은 ‘군중심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거나 ‘단타로는 돈벌기 어렵다’는 등 이른바 공자님 말씀을 나열한 책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 군중심리가 주식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 나는지, 소위 ‘미스터 마켓’에 발목을 잡히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한층 더 깊은 스토리가 전개된다. 증권 개념을 통해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펀드 판매회사가 뭣 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판매회사의 영업 매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는 투자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정작 중요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는 금융회사의 술수(?)에 걸려드는가 하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저자는 투자자가 투자 현장의 각 코너마다 부딪히는 개념들을 깊이 있게 전달함으로써 올바른 재테크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안내 하고 있다.
◆ 투자 대가들의 지혜가 녹아 있다_ ‘주식시장은 참을성 없는 일반 투자자에게서 인내심이 강한 투자가에게로 부를 옮기는 시스템이다.’ 가치투자의 귀재라는 찬사를 받는 워런 버핏의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같이 주옥같은 투자 대가들의 격언과 지혜를 접할 수 있다. 대가들의 어록이 투자 개념이나 증시 상황과 맞물려 있어 현학적이거나 교과서적인 충고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후 확신이나 초심자의 행운등 투자법칙을 증권용어와 함께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이 책이 독자에게 제공하는 보너스다.
주식시장은 거시·미시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와 날씨, 예기치 못한 사건까지 모두 녹아든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가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은 미국이 공항에 도입한 알몸 투시기처럼 인간의 나약하고 불완전한 면면을 사정없이 드러내 보인다. 주식시장은 늘 환희와 비탄, 기쁨과 절망, 열광과 패닉으로 점철돼 있다. 그런데도 기존의 용어 사전은 주식 투자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정도로 딱딱하기 그지없다. 경제 전문기자인 저자가 ‘씹히는 맛’이 느껴지게 소개한 이 책의 기본 개념을 기억하는 것만 으로도 증권·금융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초보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일부터 쉽지 않지만 투자에 나선 후에는 상당한 자기 절제와 감정 다스리 기라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에서 그 쉽지 않은 과정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투자의 해법을 찾을수 있다.
이경탑
증권전문방송 토마토TV 증권부장. 한국ABC협회, 현대그룹문화실, 케이블 TV 현대방송과 KT 뉴미디어사업단(현 스카이라이프) 등을 거쳐 2000년부터 경제통신사 이데일리에서 늦깎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아시아경 제신문 기자를 거치기도. 2004년 한국기자협회 국내 대학원 연수 지원 대상 자로 뽑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