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스마트 혁명이 가져올
전통산업의 미래
오프라인 비즈니스 혁명
(정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우리가 사는 이곳에 존재한다. 다만 널리 확산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 미래도 살고 있다. 다시 말해 개인의 관점에서 볼때 내가 아는 세상은 현재가 되고,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세상은 미래가 되는 셈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소셜 웹의 급속한 확산은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느낌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제 미래는 노스트라다무 스로 대변되는 예지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검색 능력에 달렸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산업이 IT를 만나면서 펼칠 미래를 전망한 책 《오프라인 비즈니스 혁명》도 그 결과물이다.
매일 아침마다 살핀 미래의 총합
저자 정지훈은 현재 ‘미래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이다. ‘하이 컨셉’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그는 지난 해 《제 4의 불》과 《거의 모든 IT의 역사》, 《아이패드 혁명》 등의 책을 펴내면서 IT업계와 미래 비즈니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그동안의 10년이 IT가 만든 디지털 혁명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전통 산업과 IT가 만나 비용 절감과 시공간 단축이 실현되는 제2의 산업혁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과거 에너지와 내연기관에 의한 생산성의 혁신은 철도 등의 교통인프라를 만들었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영향 력을 이끌어내는 인프라 역할을 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최근의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등도 그러한 인프라로 작용해 파생 혁신을 일으킬 거라고 보았 다.
지난 해 필자는 저자와 함께 공동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 데, 그는 강연에서 매일 새벽에 일어나 즐겨찾기를 해 두었던 세계 주요 신문과 기관의 뉴스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두 시간에 걸쳐 관련 글을 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사실은 그의 트위터만 살펴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매일 아침 살핀 미래의 총합인 셈이다.
저자는 미래의 경제학을 나노(10억분의 1)의 개념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노경제학을 굳이 표현하자면 아마도 ‘롱테일 경제학+바 이럴 경제학+링크(네트워크)의 경제학+매시업 경제학+알파’ *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중략) 소비자 중심의 경제 시스템 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나노경제학의 중요성을 배가시키고 있다.”(본문 27쪽) 소비자들이 상품 기획과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프로슈밍’과 오프라인에서는 결코 불가능한 롱테일, 그리고 웹상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입소문을 일으켜 기업의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대체하는 바이럴 현상은 나노 경제학을 가능케 하는 세 가지 주요원칙이다. 프로슈밍이 전통적인 소비자와 공급자의 시각과 역할의 새로운 원칙이 된다면, 롱테일과 바이럴은 각각 유통, 시장과 광고, 마케팅의 새로운 원칙이 된다.
미래 기업 경영은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할까?
이 책은 나노경제학을 기반으로 소셜 커머스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유통산업의 부상과 나아가 전통 서비스 산업과 경영 방식의 변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세계 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우리에겐 다가올 미래 다.)를 통해 제조, 유통, 광고, 마케팅, 그리고 기업 경영 전반에 IT기술이 적용될 때 ‘비용 절감’과 ‘시공간의 단축’이 이뤄지 는지를 보여준다. 이 두 요소는 바로 전통산업이 핵심가치로 여기는 부분이다.
중국 소규모 공장들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알리바바, 버스를 개조해 점포로 만드는 햄버거 업체 4food.com, 위치기반 서비스인 포스퀘어를 활용한 뉴욕 패션위크의 특별한 이벤트, 최근 새로운 광고 툴로 자리매김한 디지털 사이니지 등주제별로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들은 그 자체로 재미있고 유익하다. 미래학자 답게 저자는 사례마다 QR코드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하는 미래에 대해 기업 경영은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할까? 저자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눴다.
1. 총체적 품질관리에서 총체적 경험관리의 시대로 전환하라.
2. 브랜드 관리,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 혁신 플랫폼이다.
3. 기업의 내외부 모두 소통을 적극적인 형태로 변화시켜라.
4. 작은 기업을 만들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협업이 가능하게 하라.
5. 보호와 관리하기보다는 혁신하고 외부와 협업하라.
어떻게 소비자를 ‘끝까지’ 행복하게 할 것인가?
책 전반을 통해 실감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신뢰와 경험경 제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다양한 IT 기술을 통해 사실과 정보를 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전하려고 하는 이유는 소비 자들이 실제로 보고 만지듯 경험하게 하고자 함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일으키 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소비자를 어떻게 유혹하는가?’였다면 이제부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소비자를 끝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저자 역시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얄팍한 속임수로 돈을 거두려 한다면 통하지 않을뿐더러, 진정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과 기업은 일반 대중에게 외면 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전통산업의 미래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QR코드에 숨은 사례 속에서 당신이 찾던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아이디어를 만날지도 모른다.
* 편집자주
클라우드 컴퓨팅 : 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하여 데이터 저장, 네트워크, 콘텐츠 사용 등 IT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다.
롱테일 경제학 : 몇 개의 히트 상품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시장의 법칙이 바뀌고 꼬리에 있던 틈새상품들의 힘이 점점 거세지고 있음을 일컫는다.
바이럴 경제학 : 누리꾼이 이메일이나 다른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널리 퍼뜨리는 마케팅 기법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확산된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매시업 경제학 : 기존의 동영상, 사진, 컴퓨터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등 어떤 형태의 창조물을 섞어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김은섭
리치보이(Richboy)로 더 잘 알려져 있는 Daum 파워블로거(blog.daum.net/tobfreeman). 건국대 부동산학과를 졸업한 뒤 유명 프랜차이즈 관련 기업에서 일하다 현재는 부동산, 주식, 금융 분야 전업 투자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교보문고)가 있다. 지방행정연수원과 해운대 도서관, 한국 체대, 교보문고, 아이파트너즈, 한경BP 등 각종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경제경영서 독서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으며, 경향신문에 ‘책으로 읽는 경제’ 칼럼, IGM세계경 영연구원 등의 여러 매체에 북리뷰 칼럼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