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엄마는 함께 커가는 거야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
(김영희 지음 | 명진출판 펴냄)
엄마 달인
(정재은 지음 | 북하우스 펴냄)
세상을 살다보면 가장 큰 변곡점에서 결혼을 하게 되거나 자녀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반드시 옳은 말은 아니더라도 나름 타당한 얘기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이들이 서로 만나 평생을 같은 환경에서 부대끼고 살아가는 일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은 끝없는 조화와 배려를 전제로 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환경에 맞서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수많은 배려를 하다 보면, 부모의 삶도 아이의 생활 속에 녹아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 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대개의 자녀양육서는 일단 아이들을 잘 기르기 위한 지침서다. 하지만 대개의 그런 책들은 또한 부모가 얼마나 변화된 삶에 잘 적응하고 발전하느냐에 대한 방식을 안내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김영희의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과 정재은의 《엄마 달인》은 부모들의 변화까지를 제대로 체크한 자녀양육서라 눈길을 끈다.
인구 550만 명의 작은 국가지만 국민 소득이 54,000달러에 달하며 축구나 동계 스포츠의 강국이기도 한 덴마크를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덴마크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 들의 개성에 맞춘 장점을 찾고, 경쟁보다는 협동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주 덴마크 한국대사의 부인으로 3년 동안 덴마크에 머물면서 그 나라의 교육법을 면밀히 살폈다.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많은 국가를 다니면서 다양한 국가를 만났던 저자가 유독 덴마크를 택해 이 책을 쓴 것은, 그리고 귀국한 뒤 ‘과천품앗이’라는 교육 공동체까지 만든 것은, 자신이 덴마크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국내에서 현실로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쟁심보다는 협동심을 강조하는 덴마크
저자는 덴마크의 교육이 ‘경쟁보다는 협동을 선택했기에, 공유하는 삶을 선택했기에, 전체의 행복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과 연결된다는 것을 인식했기에, 삶도 교육도 우리와 차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이들 교육의 주체인 부모, 특히 엄마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책의 첫 장은 경쟁보다는 조화를 배우도록 가르치는 덴마 크의 교육문화부터 시작한다. 우선 1등부터 꼴찌까지 서열을 두지 않음으로써 경쟁의식을 없앤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질문을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교육문화 중 하나이다. 이 과정에서 사뭇 특이한 질문이 튀어 나와도 교사나 부모는 이를 존중함으로써 아이들의 개성을 돕는다. 또 야외 놀이 등을 통해 무엇보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만들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혀 방과 후에도 자율적으로 자신만의 학습을 진행하도록 가르친다.
책의 3장을 통해서는 이런 교육이 가능하도록 만든 교육 인프라를 소개하면서 정부가 전적으로 아이의 교육을 맡음으 로써 출산율이 떨어지지 않는 나라가 바로 덴마크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출산율 저하로 머지않은 장래에 민족의 소멸 문제까지 걱정하면서도 제대로된 출산율 증가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자원은 물론, 인력까지 무한 소비하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덴마크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여섯 명의 육아 전문가가 조언하는 자녀 교육법
앞의 책이 덴마크를 통해 벤치마킹하는 교육법이라면, 《엄마 달인》은 EBS 교육방송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이 땅의 교육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저자의 교육 제안이다. 서른일곱 살에 엄마가 된 저자는 방송에서 만난 여섯 명의 육아 전문가를 통해 아이가 올바로 자라는 법을 책으로 제안한다.
우선 첫 번째 만나는 이는 미술놀이 전문가 최순주다. 그는 억지로 가르치기보다 스스로를 표현하기에 괜찮은 미술 교육 부터 시작해 아이들의 체험 범위를 넓히라고 지적한다.
다음은 건강 밥상을 주창하는 채인숙. 그는 아이들을 건강 하게 자라도록 가급적 화학조미료 등 인공 물질을 배제한 건강 밥상을 차리라고 주장한다. 다음은 놀이학습의 이원영이 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와 학원에 쫓겨 놀이는 생각조차 못하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그런 사이 아이가 밝게 자랄 수 있는 토양은 사라지고, 심리적 압박이 강해진다는 지적과 함께 이원영은 이런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방법을 가르쳐 주고, 또 곳곳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즐길 거리를 또박또박 안내한다.
사실 아이를 가르치는 요즘 부모들도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존경하는 선생님 한 분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던 불행한 세대다. 교육이란 ‘행복을 성적순으로 만들었던’ 기이한 경험으로서의 교육만을 기억할 뿐 참교육은 그들 세대와 멀었다. 이 같은 문제가 나오게 된 데는 산업화를 위해 바쁘게 일했던 부모의 부모 세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풍족한 시대와 만난 요즘 부모들의 시대에도 나쁜 환경은 되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과연 뭘까? 그리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이 책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런 점들을 명쾌하게 풀어 주는 데 있다.
조창완
<미디어오늘>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 PC통신 하이텔에서 서평을 쓰는 것으로 책과 인연을 맺었다. 99년 중국으로 건너가 10년을 살고 귀국했다. 10여 권의 중국 여행, 어학, 문화서를 출간. 현재 중국전문여행사 알자여행(www.aljatour.com)을 운영하며 한신대 외래교수로 여행, 콘텐츠를 가르친다. 중국전문신문인 <한중경제신문> 경제부장을 맡고 있으며, 출판전문 저널리스트로도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