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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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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느낌이 한 곡 안에 절묘하게 녹아 있다
[17-02-20 11:15]
“슬플 때 들으면 위로가 되고, 즐거울 때 들으면 더욱 즐거워지고, 심심할 때 들으면 안 심심해지고, 바쁠 때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언제, 어디서나, 어느 때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들어왔어도 듣기 싫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노래는 <호텔 캘리포니아>밖에 없었어요.” 오호, 듣고 보니 그렇다. 모든 느낌이 한 곡 안에 모두 절묘하게 녹아 있는 음악은 흔치 않은 것 같다. 금방 다른 예의 노래가 떠오르지 않는다. 녀석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로선 손해볼 일이 전혀 없으므로 흔쾌히 동의했다. “그래 가장 완벽한 노래 맞다.” 우리는 잔을 부딪치고 남은 소주를 홀랑 마셨다. 그리고 이내 또 다른 쓰잘떼기 없는 얘기들을 지껄이며 새벽까지 마셔댔다.
미래를 봤다는 사실 하나로 미래가 바뀐다면?
[17-02-17 10:59]
10월 6일, 지구는 2분 17초 동안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전 세계 인류가 자신들의 미래를 보았다. 그들은 모두 정확히 6개월 뒤의 미래를 보았고, 미래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6개월 이후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은 그 사이에 죽을 운명이다. FBI의 마크 벤포드 요원은 자신이 이 사건, 일명 ‘플래시 포워드’의 원인을 조사하는 단서에 대한 미래를 보았다. 그래서 그는 꿈에 나온 단서를 조합하여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으려 노력한다. 드라마의 내용은 플래시 포워드의 원인을 찾으려는 FBI의 수사극과 마크 주변 인물들이 플래시 포워드로 겪게 되는 생활의 변화가 주를 이룬다.
신세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열다
[17-02-16 10:24]
음악이 CD와 마이크로칩에 담기기 이전, 그것은 비닐과 플라스틱에 담겨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카세트테이프와 LP(Long Playing) 레코드판. 음악다방 디제이 룸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는 수천 장의 LP레코드판이 빼곡히 꽂혀 있었고, 장발의 디제이는 현란한 손놀림으로 신청곡을 찾아 턴테이블에 걸었으며, 우아하게 회전하는 검은 벨벳과도 같은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선율에 젖어 손님들은 커피를 마시고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내었다. 하나둘 음악다방이 사라져가고, 음악은 디지털로 기록되었으며, MP3 로 진화했다.
정호승 <그리운 부석사>의 영주 부석사
[17-02-14 11:29]
정호승 시인의 <그리운 부석사>는 그의 다른 시집에서도 읽었지만, 2005년에 구매한 시선집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컬러판을 곁에 두고 마음이 애잔할 때 자꾸 펼쳐본 시다. 정호승 시인은 사랑의 명상가, 혹은 전령사로 그가 살며 사랑하며 껴안은 기쁨과 슬픔, 외로움을 읽는 이에게 따뜻하고 부드럽게 전해준다. 그의 등단은 화려하다. 한국 일보 신춘문예 동시(1972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1982년)에 당선되어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 베스트셀러 시인이다. 이후로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펴내 많은 독자를 위로하고 있다.
항상 노력한 만큼의 결과만 나오는 건 아니지만
[17-02-13 11:07]
드라마 <글리(Glee)>는 윌리엄 선생과 아이들이 지역대회 예선을 위해 곡을 선정하고 연습을 거듭하는 아름다운 성장 과정을 뮤지컬 형식으로 그려낸다. 여기까지는 영화와 책 등에서 무수히 접한 ‘미운오리 새끼 백조 되는’ 흔한 성공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있다. 게다가 매 회마다 최고의 노래들을 재해석한 현란한 쇼가 펼쳐지기에 넋을 잃고 보게 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정한 묘미는 과정과 결과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상반되는 교육 양상을 보여주는 두 선생님에게 있다. 모든 일에는 결과물이 있기 마련인데 결과는 과정에서 나온다. 좋은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나쁜 과정에서 나쁜 결과만 나온다면 상관없지만 현실에서 꼭 그런 법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들의 노동에 골고루 기여되기를 희망했다
[17-02-10 11:08]
내가 이 작곡가에게 가장 감명 받은 부분은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칭하고 실제로 그의 모든 창작 활동이 ‘노동’의 공정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그의 방대하다 못해 무자비하다고 할 만큼 많은 작업량은 ‘창작의 고뇌’를 할 틈이 없어 보인다. 누군가는 평생 보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500여 편의 영화에 그는 작곡을 하고 음악을 입혔다. 영화사에 길이 빛나는 명작에서부터 포르노 영화에 이르기까지 국적과 장르와 수준을 불문하고 그는 닥치는 대로 작업했다. 돈을 벌려는 것이었을까? 글쎄,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도서관 청구기호를 따라 사랑을 찾아간다면
[17-02-09 10:38]
도서관의 책들은 분류기호에 따라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그 기호의 의미를 알면 누구나 쉽게 책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기호가 사랑을 찾아가는 지도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삶에서 만나는 수많은 의문들과 숙제들도 그 기호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면 도서관이 더욱 풍성한 장소가 될 듯합니다. 2003년 개봉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이하 ‘봄곰’)라는 독특하면서도 모호한 제목의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유쾌, 상쾌, 통쾌’라는 카피의 통신회사 CF를 비롯해 많은 CF를 통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CF 감독 ‘용이’의 영화 데뷔작입니다.
파괴된 도서관에서 피어난 희망
[17-02-08 10:42]
분서와 도서관 파괴의 참담한 역사를 다룬 책은 의외로 적지 않다.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남태우 교수가 지은 《도서관의 신헤르메스를 찾아서》는 불태워진 도서관의 역사를 통해 권력자가 왜 특정한 책을 태우고 도서관을 파괴했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뤼시앵 폴라스트롱이 쓴 《사라진 책의 역사》도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오늘날 디지털화로 인한 종이책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책과 도서관 파괴의 역사를 다룬다. 《책 파괴의 세계사》의 저자 페르난도 바에스는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라크의 바그다드도서관에서 이슬람문화의 고귀한 편린들을 바라보며 역사와 문화를 살해하는 권력의 야만을 고발한다.
사람 이야기가 맛있는 밥집 이야기
[17-02-07 11:14]
<심야식당(深夜食堂 신야쇼쿠도)> 은 만화가 아베 야로의 원작 만화를 2009년 고바야시 가오루를 주연으로 만든 드라마다. 신주쿠 하나조노 근처의 골목에 마스터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밥집이 무대다. 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하며, 포렴에는 ‘밥집’이라고만 쓰여 있지만, 단골손님 사이에선 ‘심야식당’이라 불린다. 메뉴는 톤지루(돼지고기된장국)정식, 맥주, 일본주, 소주 밖에 없지만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가능한 한 만들어준다. 이 가게를 무대로 마스터와 손님들 사이의 이야기가 음식과 함께 펼쳐진다. 평범한 식당을 배경으로 그곳을 찾는 손님들의 소소한 일상이 감동적이다.
주전자 뚜껑이나 만들 뻔했던 ‘음악의 기적’
[17-02-06 13:58]
말을 하지 않는다고 모르는 것이 아니다. 눈이 멀었다고 해서 볼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스티비 원더는 지금껏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가 ‘당신은 나의 태양’이라고 노래했을 때, 그 따사롭고도 황홀한 햇살은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태양이었으며,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움터 오르는 목소리로 외치는 ‘Free’의 전율과, ‘Master Blaster(Jamming)’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묘한 리듬의 노스탤지어는 오로지 스티비 원더였기에 가능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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